1. 기술의 진보가 만든 새로운 도시 불평등
스마트시티는 첨단 기술을 통해 도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시민의 삶을 개선하려는 시도다. 그러나 모든 혁신이 그렇듯, 기술 발전은 새로운 형태의 불평등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AI 교통 시스템, 무인 공공 서비스, 모바일 행정 등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시민에게는 편리하지만, 기술 접근성이 낮은 계층에겐 오히려 장벽이 된다. 특히 고령층, 저소득층, 장애인 등은 스마트시티 서비스 이용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 기술 중심의 도시가 오히려 시민 간의 격차를 심화시키는 역설이 발생하는 것이다. 스마트시티의 궁극적인 목표가 ‘모두를 위한 도시’라면, 디지털 포용(Digital Inclusion) 은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가 된다.
2. 데이터 기반 사회에서 발생하는 참여의 불균형
스마트시티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수행한다. 문제는 데이터에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시민마다 크게 다르다는 점이다. 정보 접근성이 높은 시민은 도시 행정과 정책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시민은 자신과 관련된 의사결정에서 배제된다. 이런 구조는 ‘디지털 민주주의(Digital Democracy)’의 불균형을 초래한다. 또한 데이터 자체가 특정 계층의 활동을 중심으로 수집될 경우, 정책은 그 집단의 이익에 더 맞춰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 교통 정책이 앱 기반 데이터를 중심으로 설계되면, 앱을 사용하지 않는 시민의 이동 패턴은 고려되지 않는다. 결국 데이터 중심의 사회는 참여의 비대칭성을 낳고, 이는 도시의 공정성과 대표성을 훼손한다. 스마트시티의 기술은 시민 모두가 데이터의 주체가 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3. 기술 접근성의 차이가 만든 ‘스마트 소외계층’
스마트시티가 발전할수록, 기술을 다루는 능력, 즉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가 시민의 필수 역량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모든 시민이 동일한 수준의 기술 이해력을 갖추지는 않는다. 공공 행정이 온라인화되고, 무인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스마트 소외계층’ 이라는 새로운 사회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노년층은 무인 민원기기나 QR 기반 출입 시스템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장애인은 인공지능 음성 서비스나 위치 기반 앱 접근에서 배제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적응력 부족이 아니라, 도시 설계의 포용성 결여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모든 시민이 접근 가능한 공공 인터페이스를 설계해야 한다. 도시의 진짜 스마트함은 기술 수준이 아니라, 시민 모두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환경에서 증명된다.

4. 포용적 스마트시티를 위한 정책과 사회적 장치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포용적 스마트시티(Inclusive Smart City)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의 일부 지방정부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 기기 활용 교육’을 운영하고, 공공 와이파이와 무료 데이터 존을 확대해 접근성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기업과 시민단체가 협력해 기술 소외계층에게 디지털 기기를 지원하거나, 데이터 기반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하지만 정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스마트시티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 중심의 설계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 민간,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형 거버넌스 모델(Co-Governance) 이 필요하다. 디지털 인프라를 누구나 공평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할 때, 스마트시티는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공공성을 획득한다.
5. 디지털 포용이 완성하는 지속가능한 도시
스마트시티가 지속가능하려면 기술의 속도보다 시민의 수용성이 더 중요하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시민 다수가 사용하지 못하거나 신뢰하지 않는다면, 그 도시는 진정한 의미의 스마트시티라 할 수 없다. 디지털 포용은 단순한 복지 개념이 아니라, 도시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된 인프라 정책이다. 기술의 혜택이 모든 시민에게 공평하게 전달될 때, 사회적 신뢰가 형성되고 도시의 통합이 이뤄진다. 또한 디지털 포용은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고, 새로운 일자리와 교육 기회를 창출하는 선순환의 출발점이 된다. 스마트시티는 기술이 앞선 도시가 아니라, 모든 시민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도시를 의미한다. 디지털 포용은 그 미래로 가는 가장 인간적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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